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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호칼럼】 기업가정신 수도 진주, 산업의 현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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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웅호칼럼】 기업가정신 수도 진주, 산업의 현주소는

사본 -이웅호 과기대명예교수.jpg

이웅호(경남과학기술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한국은 35년 동안 식민지배의 수탈과 6.25 전쟁으로 자원과 산업이 황폐되었으나, 이를 재건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의 결과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하였다. 1인당 국민소득(GNI)이 1962년 92달러였으나 2019년 3만3434달러로 57년 만에 363배의 증가하였다. 이와 같은 ‘한강의 기적’은 산업의 견실한 발달에 기인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경영학회와 진주시가 공동으로 “진주는 천년이 넘는 유서 깊은 역사와 지금도 살아 숨 쉬는 학문과 문화, 정신의 도시이며, 삼성, LG, GS, 효성 등 우리나라 최고 기업의 창업주를 배출한 창업과 기업가정신의 산실이다. (중략)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선도하고 미래를 이끌어 갈 세대의 창업 정신을 촉진하기 위해 오늘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글로벌 기업인을 배출한 진주를 ‘대한민국 기업가정신의 수도’로 선포한다.”라고 하면서 진주를 대한민국의 ‘기업가정신 수도’로 선포했다.

 

그러나 한강의 기적을 만든 세계적 기업가는 그렇게 많이 배출한 도시 진주에는 기업다운 기업체는 없다. 국내 100대 기업은 고사하고 변변한 상장기업마저 희소한 도시 진주이다. 이는 지역 특성상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정신이 투철한 농업 중심의 왜곡된 산업구조를 형성하여 옴에 공상(工商)의 산업발전은 낙후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진주는 우리나라의 요충지역에서도 경남의 중심도시에서도 밀려나 소멸지수 0.797로 전국 55개 ‘쇠퇴 진행 중인 도시’에 포함되고 있음도 현실이다. 이는 1925년 경남도청의 부산 이전, 6.25의 처참한 상흔(傷痕), 1960∽70년대 정부의 산업화 과정에서 철저한 소외, 1983년대 진주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한 향토기업이던 대동공업의 대구 이전, 이후 한국은행 진주지점 폐쇄, 진주 MBC 창원 통합 이전 등의 요인에서 기인한 것이다.

 

2000년 이후 진주의 산업은 새로운 모습을 갖추어 도약할 채비를 갖추어 가고 있다. 2001년 대전-통영을 잇는 중부고속도로 완공, 2011년 GS칼텍스 지수공장 유치, 2016년 진주혁신도시 완공 그리고 항공산업단지, 뿌리산업단지 및 정촌・사봉산업단지 조성, 상평산업단지의 재생사업지구 선정으로 ‘살기 좋은 남부권 중추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하드웨어(hardware)적 토대가 마련되었다. 여기에 소프트웨어(software)인 기업가정신이 살아 있는 도시이다.

 

진주는 우리나라 굴지의 세계적 기업의 창업주를 배출한 기업가 정신의 산실이다. 그러나 세계적 기업가는 배출하면서 변변한 기업체는 만들이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여기에 있다. “진주시, 기업환경 전국 228개 지자체 중 227위라니....”의 기사가 대변하는 듯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지자체와 지역기업 8800여 개를 대상으로 기업환경 평가를 한 결과 진주가 최하위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떠한 기업주가 진주에서 기업을 운영하려 하겠는가?

 

진주 시민은 올곧은 성격의 소유자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다. 그러나 이러한 올곧은 성격이 기업환경에는 결코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는 면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받아들여야 한다. 수년 전 전국공무원 노조가 만들어질 때 진주시의 공무원들이 가장 과격하였다는 이야기도 회자(膾炙)되었고, 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지나가는 기차를 세우며’ 민주화를 지켜낸 곳이기에 기업주들은 선망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인지하여야 한다.

 

이제 진주의 문화와 전통은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한다. ‘자본주의 핵심은 기업이며 자본주의 주인은 기업주’라는 생각으로 진주의 올곧은 정신문화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가정신뿐만 아니라, 이윤추구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기업문화도 포용하여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변할 때 기업가정신 수도 진주는 정신적 풍요로움뿐만 아니라 물질적 풍요로움도 함께 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