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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저출산 문제는 보편적 출산정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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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단신

<칼럼> 저출산 문제는 보편적 출산정책으로

과기대 이웅호.jpg

이웅호 (경남과기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출생 통계”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326,800명이다. 이는 전년보다 30,900명(-8.7%)이 줄었다.

 

이런 감소 폭은 지난 10년에 걸처 2017년(-11.9%)과 2013년(-9.9%)에 이어 세 번째로 컸다. 또한 여성 1명이 평생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2007년에 1.26명에서 작년 0.98명으로 떨어져 합계출산율이 1.0명을 밑돈 세계 유일의 국가로 OECD 평균인 1.65명에 휠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출산율 감소는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감소로 이어져 2017년 3,763만 명을 정점으로 작년부터 연평균 30만 명 넘게 급감함에 ‘인구절벽’의 시대에 접어들어 심각한 국가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저출산의 심각성을 깨닫고 저출산 대책을 세워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간 최소 143조 원을 저출산 예산으로 쏟아부었지만, 출산율은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하고 대통령 직속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를 설치해 2006년부터 5년 주기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면서 `저출산`이라는 이름으로 편성된 예산은 매년 증가해 왔다.

 

2006년에 약 2.1조 원이던 저출산 예산은 10년 뒤인 2016년 10배 수준인 20.5조 원으로 늘었고, 이후로도 증가 추세는 지속하여 지난해에는 30.6조 원으로 신생아 1인당 9,364만 원을 썼다는 계산이다.


신생아 1인당 9천 억이 넘는 돈을 쓰고도 출산율이 감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탁상행정에 기인한 것으로 원인과 처방의 미스 매치이다. 우리나라 저출산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혼인율 감소와 만혼(晩婚)을 꼽고 있다.

 

즉 2011년 혼인율(인구 천명당 혼인 건수)이 6.6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8년 5.0으로 지속적 감소를 보인 가운데 결혼연령도 30세를 넘어섰고, 출산 연령도 32.8세로 높아졌다. 이처럼 결혼을 피하거나 늦추는 주된 원인은 경제적 문제로 여성들이 직장과 육아를 병행할 수 없는데 있다.

 

또한,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는 교육비와 양육비 부담 등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 없다는 것이다. 즉 젊은 여성들이 ‘결혼도 하고 싶고 아이도 낳고 싶지만, 그렇게 할 여건이 되지 않아 못하는 것’이다.


출산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출산은 국가적 인적자산의 보루라는 사회적 효용과 가정 행복의 시작이라는 사적 효용을 공유할 기반마련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여성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주된 요인인 가정과 직장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 환경 조성이 선결되어야 한다. 즉 자녀를 낳은 뒤 마음 놓고 육아할 수 있도록 출산・육아 휴직이 보장되어야 한다.

 

공무원, 공공기관 및 대기업에서는 어느 정도 현실화되어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에서는 언감생심(焉敢生心) 그림의 떡이다. 이에 대한 보전은 전액 정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경력단절의 주 걸림돌인 육아도 정부가 책임진다는 인식하에 보편적 육아 복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육 기관의 공공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육아 휴직의 자율적 결정을 위하여 휴직 급여 등의 현실화에 필요한 독립적 재원 마련이 선결되어야 한다.

 

둘째 사회적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혼외출산, 미혼모 출산, 국내입양 및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가족 유형에 대한 사회적⋅제도적 인식변화가 이루어져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라는 개념으로 사회적 출산율을 제고시켜야 한다.

 

셋째, 불임부부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불임시술 지원을 위한 까다로운 절차, 제한된 지원 횟수, 소득순위에 따른 차등 지원 등 선택적 진료에서 누구나 지원받을 수 있는 보편적 지원으로, 20만 쌍 이상 불임부부의 애절한 문제를 해결해 줄 때, 국민 행복지수와 출산율 제고라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가 있다.


저출산을 극복한 유럽의 경우 아이의 보육과 교육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투자와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를 유도하는 성 평등 정책과 일・가정 균형 정책에 힘을 쏟았다.

 

즉 이들 국가는 직접적인 출산율 제고에 중점을 두는 정책 대신 성 평등과 여성의 사회・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일・가정 균형 정책, 보육과 교육에 대한 높은 투자, 일원화된 지원체계로 효율성을 높였다.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의 대부분이 수당을 지급하는 인센티브 형식에 머물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대비 되는 모습이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It takes a whole village to raise a child)”는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실질적이고도 현실적인 정책으로 거듭나야 한다. ‘

 

애 한 명 낳으면 얼마를 지원’과 같은 선택적 정책에서 ‘출산은 개인, 육아와 보육은 국가’라는 보편적 정책으로 전환하여 ‘양육을 위하여 직장을 포기, 직장을 위하여 출산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사회구조를 바꾸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