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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는 지금 “초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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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우리는 지금 “초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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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안종훈

AI콘텐츠크리에이터/AI윤리학자

인공지능콘텐츠연구소

 

제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는 지금 기존의 제도와 관습에서 벗어나 인간존재와 삶의 가치를 새롭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초인(니체 원전 독일어로 위버멘쉬’Übermansch’/영어로는 ‘superman’이나 ‘overman’으로 번역)”이 필요하다. 19 세기 중 후반, 근대 말의 시대를 살았던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는 ‘망치를 든 해체 철학자’로 전통 철학을 부수고 새로운 현대를 열고자 했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1883-1885))고 하면서 근대 말 서양문명의 위기에 신은 더 이상 삶의 지표가 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새로운 가치 창조를 위해 신에게 철학적 사형선고를 내리고는 사람들에게 “초인”이 되라고 했다.
 
니체의 “초인”은 초능력자나 사이보그 같은 신체를 가진 인간이 아니다. 그는 인간 정신의 한계를 극복한 창조적 파괴의 인간형이다. 그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기존의 가치를 뛰어넘어 인간존재의 의미와 삶을 재해석하고 그 가치를 새롭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인간이다. 디지털기술로 급변하고 있는 바로 지금 우리가 추구해야할 인간형이다.
 
중요한 것은 창조의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다. 현실에서 새로운 가치창조는 일차적으로 인문학적 정신과 태도에서 창발하여 과학적 발견이나 기술적 혁신으로 이끌어진다. 인류 문명과 문화 발전사를 보면 과학적 아이디어나 기술적 발명은 자연으로 부터 나왔음을 알 수 있다. 지동설, 만유인력의 법칙, 상대성 원리 등등. 14세기 시작된 유럽의 르네상스는 ‘신(God)’ 중심 사회에서 ‘인간(Human)’ 중심 사회로 그 주도권이 이양되었다. 이어서 데카르트의 “코기토 에르고 숨”(Cogito, Ergo Sum.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데카르트 「방법서설」(1637))은 17세기 계몽사상을 촉발시키면서 ‘생각’이라는 도구가 뉴튼의 만유인력의 법칙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의 발견으로 이어졌다. 기술적 발명으로 와트의 증기기관 발명이 방적기를 개발시키면서 산업혁명을 일으켰고, 에디슨의 전기는 20세기 문명에 빛을 밝혀준 혁명적 기술 이었다.
 
결국, 이 모든 과학적 발견과 기술적 발명은 자연에 대한 ‘관찰’과 ‘생각’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생각에서 창조적 아이디어가 나오고 또, 더 갚은 사고를 거치면서 창발적 아이디어로 확산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생각’의 출발이 자연과 사물에 대한 시각적 관찰이란 사실이다. 시각을 통해 보여지는 자연으로부터 받은 감흥을 글로 표현하고(문학), 그 구성 원리를 파악하고(과학), 이미지를 구축하고(회화), 소리로 표현하고(음악), 현실 속에 형상화 시키고(건축) 동시에 생활 도구로 응용하면서(기술) 인류문명은 변화와 발전 그리고 혁신을 이룩해왔다.
 
그러면, 음악과 무용을 통해 가치 창조의 과정을 살펴보자. 특히, 서양의 ‘교향곡’과 한국의 전통 무용인 ‘승무’는 한 가지 사례로 연결될 수 있다.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한편의 교향곡을 들려주기 위해 작곡가의 원전 악보를 토대로 악기를 편성하고, 연주자를 구성하며, 최종적으로 무대에서 각 악기 군으로 부터 소리를 뽑아내어 균형과 조화의 화음으로 조직화시켜 하나의 교향곡을 만들어 낸다. 지휘자가 누구냐에 따라 원전 악보는 서로 다른 아우라를 구축한다. 말러 교향곡 하나를 놓고 카라얀(Karajan), 번스타인(Bernstein), 두다멜(Dudamel), 정명훈 등 각 지휘자들은 서로 다른 음색을 만들어 낸다. 그들은 현악기, 금관악기, 목관악기, 타악기 등 다양한 악기 군에서 나오는 소리들을 이끌어 균형 잡힌 멜로디와 리듬 그리고 화음으로 연결해 나가는 바로 소리의 융합과 통섭의 창조자들이다. 특히, 베토벤과 말러의 교향곡을 지휘하고 있는 두다멜(베네수엘라 출신 지휘자)을 한번 보라. 그의 손과 얼굴 표정 그리고 곡이 진행되면서 보여 지는 온몸의 움직임은 연주자들로부터 악기의 소리를 끄집어내고, 모으고, 버무리는 창조의 몸짓이다.
       

<칼럼> 우리는 지금 “초인”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현실의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등 사회 전 분야에서 창조적 지휘자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들은 작곡가가 오선지 위에 구축해 놓은 음의 배열을 무대에서 악기로 재현해주는 음악가들이다. 악보를 바탕으로 연주되는 멜로디와 리듬의 균형과 조화로써 그 의미와 가치를 음악적 언어로 전달해주는 것이다. 그들의 특징은 자연의 소리를 이해하고 서로 다른 악기의 소리를 모아 개성 있는 새로운 소리의 집을 구축해내는 사람들이다. 이른바, 인문학적 연결과 융합 그리고 통섭의 사고를 통해 새로운 음악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창조자들인 것이다. 복잡다단한 작금의 사회적·국가적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그들과 같은 창조자들이 요구되고 있다.
 
교향곡과는 달리 승무에 있어 춤꾼은 길게 늘어뜨린 장삼을 악기로 삼는다. 시인 조지훈이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올린 외씨보선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접어 뻗는 손이/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와 같이 위-아래-전후좌우로 장삼을 물결치듯이 움직인다. 두 팔 벌려 우주 공간 속의 기운을 모으고는 이내 그 기운이 땅으로 떨어질 까봐, 외씨보선으로 위를 향해 살짝 퉁겨 올리는 장삼의 동작과 율동은 보는 이의 시각을 자극시키고 촉각으로 다가와 소리 없는 마음의 소리를 만들어 준다. 승무에서 반주로써 삼현육각(三絃六角)(3개의 현악기와 6개의 관악기로 편성: 피리2, 대금1, 해금1, 장고1, 북1)의 장단은 춤꾼의 동작을 추동시키고, 순간순간 극적 분위기를 만들어주며, 관객이 마음으로 짓는 소리는 춤사위가 만들어 주는 안과 밖의 경계가 없어지는 소통의 소리다. 승무의 무대배경 역시 아무런 장식은 없지만 우주의 기운이 흐르고 있는 색즉시공(色卽是空)의 공간이다. 춤꾼은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공간 속에서 휘몰아치는 장삼과 온몸의 동작과 율동으로 기(氣)의 흐름을 잡고 있다.
 

<칼럼> 우리는 지금 “초인”이 필요하다

                
어떤 점에서 교향곡에서는 작곡자와 지휘자가 소리를 배열하고 창조하지만, 승무에서는 춤꾼의 동작과 율동을 보는 관객이 소리의 창조자라 하겠다. 승무가 시작되면서 춤꾼이 무대에 엎드려 있다가 천천히 일어서는 동작 가운데 정·중·동의 움직임은 시작부터 끝까지 하나의 기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순간 멈추었다 움직이고 또 멈추는 듯하더니 이내 두 팔이 위-아래-전후좌우로 장삼을 휘감으면서 우주의 기운을 모아 관객에게 던져주는 찰나의 동작과 율동을 보고 있노라면, 온몸에 전율이 일어나고, 이내 그 소리 없는 소리가 메아리쳐져 내 가슴 속에서 울리는 듯하다. 서양의 교향곡보다 관객의 음악적 상상력이 더 요구되어지고, 더 높은 창조 정신을 필요로 함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우리의 승무가 서양의 교향곡보다 한 수 위의 철학적 사고를 요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런 연유로 승무를 일반화 시켜 이해시키기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인문학적 정신에 토대를 둔 예술적 상상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승무의 춤꾼들은 우주의 기를 모아 정·중·동의 움직임으로 존재의 의미를 표현하고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인간 삶의 희노애락을 보여준다. 인간의 존재론적 의미와 삶의 가치를 율동적 언어로 창조해내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이와 같은 가치 창조자들이 필요하다. 복잡다단한 현실의 소리를 재구성하여 균형잡힌 사고로 조화와 화합의 소리가 울려 퍼지게 하고, 사회적 가치체계를 재구축하고, 구성원 개개인의 자긍심을 일깨워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이끌어 줄 “초인” 말이다. 인공지능 시대 인공지능을 제작하고 통제할 수 있는 포스트휴먼을 양성해야 할 우리 교육이 담당해야 할 몫이다. 동시에 각 개인이 지향해야할 고품격 삶의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증강된 인간(enhanced human)’이다. 리하르트 스트라우스(Richard Strauss)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 Op. 30)” 라는 교향시를 들으면서 그런 “초인”이 될 생각을 해보자.